우유를 마시고 뱃속이 부글거리거나 가스가 차는 경험은 누구나 한 번쯤 있을 것이다. 특히 우리나라 사람들은 이런 증상을 더 자주 겪는데, 여기에는 과학적인 이유가 있다. 내가 직접 겪고 공부한 내용을 바탕으로 자세히 설명해보겠다.
가장 큰 원인은 유당불내증이다. 우유에는 유당이라는 당분이 들어있는데, 이걸 분해하는 효소인 락타아제가 부족하면 우유를 제대로 소화하지 못한다. 특히 동아시아인의 약 90%가 이 효소가 부족하다. 아기 때는 대부분 이 효소를 가지고 있지만, 나이가 들수록 점점 줄어드는 게 특징이다.
유당을 제대로 소화하지 못하면 장내 세균들이 이걸 분해하면서 가스가 발생한다. 이때 발생하는 가스가 바로 복부 팽만감과 방귀의 원인이 된다. 심하면 설사나 복통까지 동반될 수 있다. 특히 공복에 우유를 마시면 증상이 더 심해질 수 있다.
우유 종류에 따라서도 차이가 있다. 일반 우유보다 저지방 우유나 무지방 우유가 소화가 더 잘된다고 생각하는데, 실은 유당 함량은 비슷하다. 오히려 발효유나 요구르트가 소화가 더 잘 되는데, 이는 발효 과정에서 유당이 일부 분해되기 때문이다.
체질 외에도 여러 요인이 영향을 미친다. 스트레스나 피로가 심할 때는 평소보다 소화력이 떨어져서 증상이 더 심해질 수 있다. 장내 환경이 안 좋을 때도 마찬가지다. 특히 과민성 대장증후군이 있는 사람은 우유에 더 민감하게 반응할 수 있다.
시간대도 중요하다. 아침 공복에 우유를 마시면 위장이 비어있어서 가스가 더 잘 차는 경향이 있다. 식사 후에 마시거나 다른 음식과 함께 먹으면 증상이 덜할 수 있다. 하지만 이것도 개인차가 크다.
양도 고려해야 한다. 한 번에 많은 양을 마시면 당연히 증상이 심해진다. 처음에는 50ml 정도의 적은 양부터 시작해서, 천천히 늘려가면서 자신의 한계를 파악하는 게 좋다. 대부분은 200ml 정도면 큰 문제가 없다.
예방법도 있다. 락타아제 효소제를 먹으면 우유를 더 잘 소화할 수 있다. 약국에서 쉽게 구할 수 있는데, 우유를 마시기 직전에 먹으면 된다. 또는 유당이 제거된 우유를 마시는 방법도 있다. 요즘은 이런 제품들이 많이 나와있다.
우유 대신 두유나 아몬드밀크 같은 대체음료를 선택하는 것도 방법이다. 이런 음료들은 유당이 없어서 가스 차는 증상 없이 칼슘을 섭취할 수 있다. 하지만 영양성분은 우유와 다르다는 걸 알아둬야 한다.
결론적으로 우유로 인한 가스는 대부분 유당불내증 때문이다. 이건 병이 아니라 체질이므로, 너무 걱정할 필요는 없다. 자신의 체질에 맞게 조절해서 먹으면 된다. 증상이 심하다면 대체 식품을 찾아보거나, 효소제의 도움을 받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가장 중요한 건 자신의 몸이 보내는 신호를 잘 관찰하는 거다. 불편함이 있다면 억지로 마시지 말고, 자신에게 맞는 적정량과 섭취 방법을 찾아보자. 우유가 건강에 좋다고 해서 무조건 마실 필요는 없다. 칼슘은 다른 식품으로도 충분히 보충할 수 있으니까.